UNIT - UPF 2021SS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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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 - UPF 2021SS를 마치며

본 글은 UNIT에서 진행하는 UPF 2021SS 활동에 관한 회고록이다.

 

나는 회고록이란 것을 처음 작성해본다.

그런데도 갑자기 쓰게 된 이유는 내가 활동해온 것들을 기록하고 싶기도 했고, 추후 UPF를 신청하게 될 다른 이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뭐 아무도 안 보더라도 내 삶에 대한 기록을 있는 그대로 남기는 편이 좋을 것 같으니 아무렴 상관없다.

 

여기서 잠깐, UNIT과 UPF라는 활동에 대해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남겨보고자 한다.

UNIT은 모두의 성장을 위한 IT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하는 단체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도록 하자.
https://www.unit.center/

UPF(United Project Festa)는 UNIT이라는 단체에서 진행하는 활동 중 하나이다.
Enhance Teamself, Debut the Product라는 캐치프라이즈를 가지고 있으며, “IT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팀”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완성, 고도화”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매년 전/후반기 총 2회 모집 및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필자는 2021년 전반기(2021SS)에 활동하였다.
(참고로 2021년 후반기(2021FW)는 8월에 모집 예정이다.)
이 또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도록 하자.
https://www.unit.center/upf

 

새로운 시작은 늘 설레게 하지

처음 이 활동에 대해 알게 된 것은 2020년 운영진 대표로 활동했던 '멋쟁이 사자처럼 8기'에서였다.

같이 활동하고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친해진 여러 명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UPF 참가를 제안해왔다. 유선상으로 활동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들었는데, 굉장히 새로웠던 기억이 있다. 보통 대외활동이나 외부 활동은 개인이 각자 신청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UPF는 단체로 참가한다고 했다. 정보를 받아 읽어보니 굉장히 신선한 내용이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닌, 기존에 이루어진 팀 별로 참가해 해당 팀이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고도화' 시키는 활동을 한단다. 하긴, 생각해보면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싸피, 멋쟁이 사자처럼, 넥스터즈, D&D, 디프만, Google DSC 등 정말 많은 활동이 있지만, 해당 활동을 해본 사람들은 알다시피 여러 상황에 따라 많은 변수가 있으며,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완성하기도 하고 불완전하게 끝나기도 한다. 나 또한, '멋쟁이 사자처럼' 활동을 통해 만난 사람들끼리 고려대학교 해커톤(이하 고카톤)에 참가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했었고, 해당 프로젝트는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였지만,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하기엔 많이 모자란 프로젝트였다. 당시, 프로젝트를 끝냈다는 후련함도 있었지만,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았기에 아쉬움도 많았던 기억이 있다.

해당 활동의 소개 페이지를 봤을 때,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활동이라 그런지 자료가 많지 않았다. 워낙 신선한 활동이기도 하고 자료도 없으니 괜찮을까 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참가를 결정! 6명의 팀원들과 참가를 하게 되었다.

 

OT가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첫 OT 때의 기억은 정말 강렬했다. UNIT과 UPF 활동에 대한 소개로 시작했고, 스폰서 소개에 이어 팀 소개로 이어졌다. 총 6팀, 33명의 멤버가 참여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웬걸, 우리 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모두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직장인들이었다. OT 진행을 하는 중에 우리는 캠을 켜고 채팅으로 리액션을 정말 활발하게 했었는데, 왜 나머지 분들은 리액션을 많이 안 해주시지? (MBTI가 I로 시작하시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어쩐지...ㅋㅋㅋㅋ

직장에서 많은 에너지를 쏟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ㅋㅋㅋㅋㅋ (나도 취업하게 되면 저렇게 되려나...)

나도 취업을 한다면 이렇게 되겠지...

그리고 아직 학생인 우리가 얼마나 귀엽게 보이려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괜히 주눅도 든 것 같았다. 이미 많은 협업과 경험을 통해 성장해온 사람들이 보이는 제대로 된 결과물에 아직 학부 수준의 팀플 정도를 경험해본 우리의 결과물이 압도당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내 곧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이왕 참가하게 된 이 활동에서 많은 것을 얻어가자는 마인드를 갖게 되었다. 매번 비슷한 수준의 학부생들과 경쟁하며 활동을 해온 우리가 언제 또 이렇게 더 큰 무대에서 활동할 일이 있겠으며, 언제 또 이렇게 얻어갈 것이 많은 환경에 노출되겠느냐는 생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역시 우리는 매일 성장을 원하는 새나라의 어린이들이다.(?)

 

주어지는 과제 속 처음 보는 단어와 개념들

활동은 2주에 한 번씩 토요일에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다음 활동까지 수행해야 하는 과제들이 매 활동 때마다 나왔고, 제공된 디스코드 채널에서 팀별로 시간이 될 때 회의를 하며 과제를 수행하였고, 돌아오는 활동 때 발표를 진행하였다. 첫 번째 과제는 프로젝트 요약, 타겟과 페르소나 정하기, 요구사항 명세서 작성 등이었다. 프로젝트 요약과 타겟 정하기는 할 수 있었지만 페르소나와 요구사항 명세서 작성에 좀 애를 먹었다.

페르소나? 그게 뭐죠? 먹는건가요?  쳐묵쳐묵... 요구사항 명세서? 이건 또 뭐에요?

그밖에 스토리보드, As is - To be, 사용성 테스트 등 처음 보는 개념들이 많았다. 모르는 개념이 나올 때마다 헉 이건 뭐지?라는 생각에 미친 듯이 구글링을 했던 기억이 있다.ㅋㅋㅋ 구글링으로도 이해되는 것도 있었지만, 아무리 봐도 이해되지 않는 것도 많았었다. 결국 우리 팀은 Organizer께 많은 DM을 보냈었는데...

도움! (참고로 이 짤은 필자가 '멋쟁이 사자처럼 8기' 활동에서 세션 자료를 만들때 가장 많이 사용했던 짤이기도 하다.)

그런데 Organizer분들은 귀찮음 그런 거 1도 없이 장문의 채팅으로 정말 친절히 설명해주셨고, 심지어 읽으면 좋은 문서들의 링크도 뿌려주셨다. 아니 이렇게 친절할 수가... (당신들은 도대체 어떤 길을 걸어오신 겁니까...)

 

그렇게 얻은 참고 자료를 통해 다시 한번 우리의 프로젝트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다. 기존 기획 단계에서 타겟층과 필요성을 많이 생각하며 준비했었지만, 정말 이 프로젝트가 꼭 필요한 프로젝트인지에 대한 자기 객관화를 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아마 이러한 UPF의 과제들이 없었다면 '우리 프로젝트 충분히 니즈가 있다고 생각하는데?'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했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과제들을 통해 프로젝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 점이 내가 가장 만족한 점이다.

 

얻어갈 수 있는 것은 모두 얻어가자

과제로 인한 성장뿐만 아니라 우리는 Organizer분들께 받은 멘토링으로도 성장할 수 있었다. UPF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취업 준비에 대해서도 멘토링을 해주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으로 이루어진 팀이었기에 기술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기존 우리의 프로젝트는 Pure Django를 활용한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우리는 UPF활동을 통해 기술적으로의 성장도 원했다. 따라서 React + Node.js + MongoDB의 구성으로 마이그레이션 하는 것이 기술적인 목표였다. 나는 Back-end 파트에 속해있었고, 우리 Back-end 인원들은 새로운 기술을 공부해보기 위해 Redis를 적용해보려는 시도를 하였다. 하지만 Organizer께서 해주신 멘토링의 답변은 달랐다. 프로젝트에서 어떤 기술을 사용하려 할 때, 꼭 그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적절한 이유가 없다면, 그것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오버엔지니어링'이라고 하셨다. 그 프로젝트가 실제로 사용되는 프로젝트라면 더더욱 기술에 대한 유지보수의 편의성과 같은 이유가 있어야 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나 포트폴리오에 들어갈 프로젝트라도 추후 취업/이직 시 면접관으로부터 기술의 사용 이유에 대한 질문이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 말을 들은 우리는 Redis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었고, 결국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가 Redis를 적용하려 했던 이유는 사실 흔한 대학생/취준생의 성장 욕심으로 인한 여러 기술 스택의 학습/사용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그밖에 다양한 내용들에 있어서 멘토링을 받았다. 누가 가르쳐주는 것 없이 각자 준비해서 취업시장에 뛰어드려는 우리에게 이정표가 생겼다는 사실은 큰 안도감과 자신감을 안겨다 주었다.

Redis 왜 썼어요? Redis가 이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이유는 뭐죠? 다른 기술도 많은데 굳이 Redis를 사용한 이유가 있나요?

또한, 나 같은 경우 하반기/하계방학 인턴을 알아보면서 구인공고를 굉장히 많이 봤었다. 기업마다 다르지만, 종종 신입에게도 TDD 경험, 캐시 서버, 메시징 서버의 사용 경험을 요하는 공고가 있었다. 난 이 점에 대해서도 Organizer께 여쭤보았다. Organizer께서는 이 역시 앞서 말한 기술 사용에 대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셨다. 비슷한 기술들이 많은데 해당 기술을 사용한 이유, 해당 기술이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이유 등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다. 나아가 관련 자료의 링크나 읽어보면 좋을 서적들도 추천해주셨다.

취업시장에서 헤매던 나에게 이렇게 시원시원한 답을 알려주신 Organizer가 계셨던 UPF활동이었기에 더 애착 있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책!(췍! 췍! 암더 코리안 탑클래스...) 돈 주고 보지 말고 드루와바

UPF 활동을 통해서 얻은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도서 지원이다. 이지스 퍼블리싱과 제이펍 출판사가 스폰서로 있었기에 우리는 도서를 제공받아 양질의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여러 도서 목록들이 있었는데, 그중 내가 선택한 도서는 '카이젠 저니 - 나와 팀이 함께 자라는 애자일 여행'이었다. (서평을 도서 이름에 링크 걸어두었으니 참고하면 되겠다.) 이 책을 통해 학부 과정 중 '소프트웨어공학' 과목에서 이론으로만 배웠던 애자일에 대한 이야기를 현업 이야기를 토대로 현장감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개발 지식의 카테고리를 한 칸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UPF SHOWCASE의 기억과 함께 두서없는 첫 회고록을 마치며

UPF의 마지막 활동은 서울숲 역 근처의 UNIT 아지트에서 이루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인원 제한에 따라 우리 팀의 일부 인원만 마지막 활동인 SHOWCASE에 오프라인으로 참석하였고, 온라인으로만 뵈었던 Organizer분들을 실제로 만나볼 수 있었다. 역시나 직접 얼굴을 마주하며 이야기하다 보니 정말 즐거웠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 UNIT에 진심인 분들이 열정적으로 SHOWCASE를 진행해가는 모습을 현장감 있게 느낄 수 있었고, 추후 커리어를 쌓아 교육 업종에 종사하는 내 최종 꿈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우리의 프로젝트에 대해 상세히 발표하고 이에 대한 변호사, 디자이너, Naver 검색 책임 리더분의 조언도 들었다.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은 학부 과정 중 '캡스톤 디자인' 과목에서 경험해보긴 했지만, UPF SHOWCASE에서의 피드백에 비교하면 학부 과정의 피드백은 정말 하찮은 수준이었다. 그만큼 고퀄리티의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고, 우리는 더 앞으로 나아갈 자신감을 얻었다.

주변에 개발 블로그를 쓰는 취준생/주니어 개발자들에게 물어보니 글은 원래 두서없이 쓰는 것부터가 시작이랬다. 첫 회고록이었지만 그냥 내가 쓰고 싶은 말, 기록해두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는 남김없이 쏟아 낸 것 같다. 적잖은 회고록들을 읽어보며 '와, 이 사람 진짜 재밌게 잘 썼다, 글이 정말 맛있게 읽힌다'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종종 있었고, 작문 실력에 부러워했었다. 나도 그렇게 글을 잘 쓰는 것이 목표지만, 그 사람들의 첫 글 또한 나와 같았으리라 생각한다. '뭐든 시작해봐야 성장을 하든 말든 하지'라는 것이 내 일종의 가치관이 된 것 같다.

 

"아무렴 어때, 난 어제보다 성장했는걸?"

 

신선한 방향을 제시하고 나를 새로운 성장으로 이끌었던 UPF활동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보며 회고록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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