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젠 저니 - 나와 팀이 함께 자라는 애자일 여행
책 좀 읽자

카이젠 저니 - 나와 팀이 함께 자라는 애자일 여행

본 포스팅은 UPF 2021SS를 통해 Jpub의 도서 '카이젠 저니'를 무상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카이젠 저니 - 나와 팀이 함께 자라는 애자일 여행

 

처음 도서를 접했을 땐 '카이젠 저니'라는 단어가 굉장히 낯설었다.

'나와 팀이 함께 자라는 애자일 여행'이라는 문구를 보자 학부 2학년 때 수강했던 '소프트웨어공학'과목이 생각났다. 그땐 단순히 여러 가지 개발 방법론 중에 하나로 치부하고 지나쳤지만, 4학년인 지금은 '애자일'이라는 단어가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졸업작품을 진행하며 코딩 테스트를 위한 알고리즘 공부와 인턴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취준생인 지금의 나는 현업에 뛰어들기 전에 꼭 이해하고 가야만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찌 되었든, '카이젠 저니'라는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 것일지 너무나도 궁금해 책을 펼쳐보기까지 그리 얼마 걸리지 않았다.

 

책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일본의 SI(System Integration) 회사인 AnP(Archieve and Parnters)에 재직 중인 개발자 '에노시마'는 어느 날 모 출판사가 기획/주최하는 컨퍼런스에 참석한다. 컨퍼런스에서 우연히 '이시가미'라는 사람이 발표한 '개발 방향과 개발 방식'의 조합에 관한 사례에 대한 강연을 듣게 되고, 이에 푹 빠지게 된다. 강연이 끝난 뒤, 본인의 회사에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을 해보려 한다. 하지만 이미 문제가 많아 어디서부터 고쳐야할지 몰라하지만 수많은 도전을 통해 본인의 주변 동료로 차근차근 적용해 나가는 이야기이다.

 

서론은 이쯤 하고, 내가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과 함께 감히 서평을 해보려 한다.

 

애자일 방법론에 대해서는 학부 2학년때 이론적으로만 이해했기에 이러한 방법론이 중요한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았다. 뭔가 뜬구름 잡는 느낌이었다가 더 맞는 말인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본 뒤 개발 방법론에 대한 나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개발자 '에노시마'가 현재 처해있는 상황을 실제로 있을 듯하게(어쩌면 실화일지도...) 굉장히 잘 표현해 주었고, 이를 개선해나가는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주었다.

 

본인이 무엇을 하고있는지, 하지 못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으로 '회고'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에노시마'는 회고를 혼자 하기 시작했다. 글은 쭉쭉 읽혔고, '혼자 시작하는 회고'를 다 읽고 난 뒤에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니, 이걸 왜 내가 지금까지 안 하고 있었지?'였다. 지금까지 멋쟁이사자처럼 7기 학생, 8기 운영진 대표, Google DSC 2nd와 같은 대외활동들을 해오면서 정말 수많은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해커톤도 경험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회고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항상 팀 프로젝트가 같은 레퍼토리로 흘러가도 '이건 그냥 학부생끼리의 프로젝트라서 다들 미숙하니까 그랬던 걸 거야'라는 말로 넘어가곤 했다. 어쩐지 그냥 프로젝트로 결과물을 만들어나간다는 일종의 '놀이'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긴 했었다. 회고를 하지 않으니 그다음 프로젝트에서도 별 다를 거 없이, 성장도 없이 그저 팀 프로젝트의 개수 채우기에만 급급하고 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렇게 느낀 사람이 혹시 나 혼자뿐이라면, 현업에서 개발 문화를 배우기 전까지는 나도 '에노시마'처럼 회고를 혼자 하고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태스크 보드를 활용한 테스크 가시화에 대한 내용도 나왔다. 보드 하나에 TODO, DOING, DONE의 3가지 단을 만들고, 해야 할 일/하고 있는 일/완료한 일을 포스트잇에 작성하여 붙여두는 것이다. 물론 포스트잇에 작성되는 일의 단위는 커서는 안된다. 작은 단위로 나누어야 더 자세하고 확실한 업무처리가 가능하다. 태스크 가시화는 멋쟁이사자처럼 8기를 운영하면서 트렐로를 활용해 진행해보기도 했고, '2021 고려대학교 해커톤 - 고카톤' 참가 당시 공식 홈페이지 내 팀별로 제공된 태스크 보드를 사용하면서 경험해보았다. 하지만 아직 미숙해서 그런지 그냥 생각나는 대로 태스크를 작성하였고, 태스크 보드는 곧 버려지기 일쑤였다.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몰랐으니 그럴 수밖에...

 

스크럼이라는 단어는 if kakao 2020에서 보았던 kakao iOS 주니어 개발자의 vlog 영상에서 들어보았다. 그때 당시는 스크럼이 무엇인지 더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냥 단순히 '회의'를 FANCY 하게 부르는 말이겠거니... 싶었다.(지금 생각하면 왜 스크럼에 대해 더 찾아볼 생각을 안 했는지.. 그저 더 깊이 공부하려는 마음이 없었던 게 아닐까 싶다.) 책을 읽고 난 뒤인 이제야 스크럼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 외에도 정말 많은 내용들이 나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그냥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능력 좋고, 개발 공부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 신입의 자세인 줄로만 알았던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에노시마'는 곧 나 자신이었다. 내가 처음 애자일에 대해 듣고 실행에 옮기려 했다면 '에노시마'와 정말 똑같은 길을 걸었을 것이다. 그만큼 '에노시마'가 생각하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것이 같았다. '그다음은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 것인가?'와 같이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에 더해 스토리로만 설명하면 해당 개념이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을 것을 대비해 중간중간 책 속의 여러 사람들이 나에게 직접 설명해주는 듯한 해설들은 애자일 개념과 요소, 프로세스를 단단히 잡기 좋았다.

 

4학년이다 보니 주변에 현업에서 활동 중인 동기들이 적지 않다. 다들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기 위해 성장하려고 열심히 노력 중인 것 같은데, 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나처럼 애자일을 처음 대하는 사람이나 애자일을 알지만 적용하려는 사람, 애자일로 협업을 하고 있지만 정말 효율적으로 애자일답게 하고 있는지 체크하고자 하는 사람 모두에게 적절한 책일 듯싶다.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겐 일종의 '회고'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